본문 바로가기
재래시장

재래시장 단골이 생기는 말투/매너: 가격보다 관계가 먼저다

by 나누담의 길 2026. 2. 1.

재래시장은 물건을 사는 곳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떻게 말하느냐”가 장보기 경험을 크게 바꾼다. 흔히 재래시장에 가면 흥정을 먼저 떠올리지만, 단골이 생기는 사람들은 가격부터 건드리지 않는다. 먼저 관계를 만들고, 그다음에 자연스럽게 거래가 이어지게 한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건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작은 말투와 매너다.

 

오늘은 재래시장에서 단골이 생기는 말투와 태도를 “흥정”이 아니라 예절과 관계 관점에서 정리해 본다. 처음 가는 시장에서도 바로 적용할 수 있게 최대한 현실적으로 써보겠다.

 

 

1) 첫마디는 ‘질문’보다 ‘인사’가 먼저다

 

재래시장에서 첫마디를 “이거 얼마예요?”로 시작하면, 대화는 곧장 거래 모드로 들어간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단골 관계를 만들고 싶다면 첫마디는 인사가 더 좋다.

 

  • “안녕하세요.”
  • “오늘 날이 춥죠.”
  • “손님 많으시네요.”

 

이 정도만 해도 분위기가 부드러워진다. 재래시장은 누군가의 일터다. 일터에 들어가면서 인사부터 건네면, 그 짧은 한마디가 상인에게는 꽤 좋은 신호로 남는다. 인사를 먼저 하면 이후 질문이나 요청도 훨씬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2) “얼마예요?”보다 “이건 어떤 게 좋아요?”가 관계를 만든다

 

가격은 중요하지만, 관계는 더 오래간다. 단골이 생기는 사람들은 가격을 직접 묻기 전에 선택을 도와달라는 말을 먼저 꺼낸다.

 

  • “이거 오늘 상태는 어때요?”
  • “저는 국 끓일 건데 어떤 게 좋아요?”
  • “처음 사보는데, 어떤 걸로 고르면 실패가 없을까요?”

 

이 말은 상인을 ‘판매자’가 아니라 ‘도움 주는 사람’으로 세워준다. 사람은 도움을 준 관계를 기억한다. 그리고 한 번 도움을 준 자리에서는 다음에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열린다. 재래시장은 이런 작은 대화가 쌓여 단골이 된다.

 


 

3) 흥정은 ‘깎아달라’가 아니라 ‘가능하면’의 언어로

 

흥정을 완전히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표현이 중요하다. 단골이 생기는 사람은 상대를 곤란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대신 선택권을 남겨 둔다.

 

  • “혹시 조금만 가능할까요?”
  • “제가 오늘 여러 가지 사는데, 같이 하면 조금 더 괜찮을까요?”
  • “괜찮으면 서비스로 조금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런 말투는 상대의 체면을 세워준다. 재래시장에서 “깎아줘요”를 강하게 밀어붙이면, 순간적으로 이득을 볼 수는 있어도 관계는 남지 않는다. 반대로 “가능하면”의 언어는 분위기를 지키면서도 대화의 문을 닫지 않는다.

 


 

4) 단골은 ‘가격’이 아니라 ‘반복과 기억’에서 생긴다

 

사실 단골은 가격이 싸서 생기지 않는다. 반복해서 오고, 기억에 남는 태도를 보였을 때 생긴다. 그래서 단골이 되고 싶다면 이런 습관이 중요하다.

 

  • 자주 가는 가게를 2~3곳 정도로만 정하기
  • 같은 품목은 되도록 같은 가게에서 사 보기
  • 다음에 갔을 때 “지난번에 추천해 주신 걸로 해봤는데 좋았어요” 한마디 하기

 

이 한마디는 정말 강력하다. 상인 입장에서는 “내 말이 도움이 되었구나”라는 경험이 남는다. 그 경험은 자연스럽게 친절로 되돌아온다. 단골은 ‘할인’이 아니라 ‘신뢰의 반복’에서 만들어진다.

 


 

5) “바쁠 때는 짧게, 한가할 때는 천천히”가 센스다

 

재래시장에도 리듬이 있다. 사람이 몰릴 때는 상인이 정신없이 바쁘다. 그때 긴 질문을 던지면 서로 피곤해진다. 반대로 한가한 시간에는 대화가 가능하다. 단골이 생기는 사람들은 이 리듬을 잘 읽는다.

 

  • 바쁠 때: 주문/요청을 짧게, 결정을 빠르게
  • 한가할 때: 선택 질문, 보관법 질문, 다음에 살 품목 이야기

 

이 센스 하나만 있어도 “편한 손님”으로 기억된다. 재래시장에서 단골이 되는 건 “많이 사는 손님”이 아니라, 일하기 편한 손님이 되는 것에 더 가깝다.

 


 

6) 작은 감사 표현이 관계를 오래 가게 한다

 

시장에서는 거래가 끝나면 끝이 아니다. 마지막 말이 다음 만남의 분위기를 만든다.

 

  • “덕분에 잘 샀어요.”
  • “오늘 추천 감사해요.”
  • “다음에 또 올게요.”

 

이 말은 상인에게도 힘이 된다. 하루 종일 가격 이야기만 들으면 사람은 쉽게 지친다. 그 사이에 이런 감사 표현이 들어가면 “좋은 손님”으로 남는다. 단골은 결국 이런 마음의 기억으로 이어진다.

 


 

7) 재래시장에서 피하면 좋은 말투 3가지

 

단골을 만들고 싶다면 아래 말투는 가능하면 피하는 게 좋다.

 

  1. 비교를 공격적으로 하는 말→ 상대가 방어적으로 변한다.
  2. “저기서는 더 싸던데요?”
  3. 무조건 요구하는 말→ 대화가 아니라 압박이 된다.
  4. “이건 서비스로 주세요.”
  5. 상대를 평가하는 말→ 농담처럼 들려도 기분이 상할 수 있다.
  6. “장사 이렇게 하면 남아요?”

 

재래시장은 말이 빠르게 오가는 곳이라, 한마디가 크게 남는다. 그래서 단골이 되는 사람들은 말을 세게 하지 않고, 부드럽게 건넨다.

 


 

마무리: 단골은 ‘가격을 깎는 사람’이 아니라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람’이다

 

재래시장에서 단골이 생기는 핵심은 단순하다. 가격보다 관계가 먼저다. 인사 한마디, 선택을 부탁하는 말투, 바쁠 때를 배려하는 센스, 마지막의 감사 표현. 이런 작은 매너가 쌓이면, 시장은 더 편한 공간이 되고 장보기는 덜 피곤해진다.

 

재래시장은 결국 사람의 공간이다. 그래서 단골은 숫자가 아니라, 기억과 신뢰로 만들어진다. 다음번 시장에 갈 때는 가격부터 묻기 전에 인사부터 해보자. 생각보다 많은 것이 부드럽게 풀릴 거다.

 

재래시장
unsplash 이미지 참조